신입 시절, LA로 향하던 첫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화장실 거울을 봤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피부 화장은 사막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고, 공들여 올린 마스카라는 눈 밑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죠. '이런 얼굴로 손님들께 서비스를 했다니!'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날 이후, 저는 수많은 비행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기내 맞춤 메이크업'의 비밀을 터득했습니다. 오늘은 건조함과 사투를 벌이는 예비, 그리고 현직 승무원분들을 위해, 12시간 비행에도 끄떡없는 피부 표현법부터 항공사가 선호하는 컬러 선택, 그리고 저만의 '파우치 속 생존템'까지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놓겠습니다. 이 글 하나면 여러분도 '철벽 메이크업'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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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메이크업, 승무원 화장품, 기내 보습, 수정 화장 팁 |
✈️ 기내 환경, 피부엔 왜 최악일까요?
비행기 내부는 '피부의 사막'이라고 불릴 만큼 극한 환경입니다. 습도는 10~20%로 매우 낮고, 높은 고도로 인해 지상보다 자외선에 더 강하게 노출되죠. 이런 환경은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무너뜨려 화장을 쉽게 들뜨고 갈라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승무원 메이크업의 핵심은 '얼마나 예쁘게'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그리고 촉촉하게' 버티느냐에 달려 있답니다.
완벽한 메이크업은 전체적인 스타일링의 일부입니다. 승무원 복장의 큰 틀을 이해하려면 아래 링크 버튼을 통해 [예비 승무원항공사 복장 규정 및 스타일링 A to Z]를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사막에서도 살아남는 '철벽 보습' 베이스 메이크업
무너지지 않는 화장은 탄탄한 기초 공사에서 시작됩니다. 제가 수없이 테스트하며 찾아낸 최적의 베이스 메이크업 순서입니다.
- 기초는 겹겹이 쌓기: 스킨/토너를 2~3번 덧바르거나, 화장솜에 적셔 '스킨팩'을 5분간 올려두어 피부 속부터 수분을 채웁니다. 앰플, 수분크림 순으로 얇게 여러 번 레이어링하는 것이 포인트!
- 수분 프라이머 & 자외선 차단제: 유분기 있는 프라이머보다 수분감이 풍부한 프라이머로 피부 결을 정돈하고, 백탁 없는 촉촉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줍니다.
- 파운데이션 믹스 & 소량 사용: 평소 사용하는 파운데이션에 수분 앰플이나 페이스 오일을 한 방울 섞어보세요. 지속력과 촉촉함이 배가됩니다. 물 먹인 스펀지로 최대한 얇고 가볍게 두드려 밀착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파우더는 T존에만: 유분이 올라오는 T존과 눈가에만 입자가 고운 파우더를 브러시로 가볍게 쓸어줍니다. 건조한 볼 부분은 파우더를 생략해야 속광을 유지할 수 있어요.
목과 얼굴 색 차이가 나지 않도록 파운데이션 컬러 선택에 신중하세요. 화사한 것도 좋지만, 본인 피부 톤보다 반 톤 정도만 밝은 컬러를 선택해야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럽습니다.
🎨 항공사가 선호하는 '톤앤매너': 아이 & 립 메이크업
승무원 메이크업은 '단정하고 생기 있는' 인상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과한 색조보다는 자연스러운 컬러로 이목구비를 또렷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부위 | DO 👍 | DON'T 👎 |
---|---|---|
아이섀도우 | 피부톤과 어울리는 코랄, 핑크베이지, 브라운 계열의 매트 또는 쉬머 섀도우 | 입자가 큰 글리터, 스모키 화장, 원색 계열 |
아이라이너 | 점막을 꼼꼼히 채우고 눈꼬리는 살짝만 빼서 또렷하게 연출 | 과하게 길거나 두꺼운 캐츠 아이 라인 |
립 컬러 | 얼굴빛을 밝히는 코랄, 핑크, 레드 계열. 세미매트 타입이 지속력이 좋음 | 창백해 보이는 누드 톤, 너무 어두운 버건디, 끈적이는 립글로스 |
예전에 유행하던 펄이 자글자글한 글리터 섀도우를 발랐다가, 건조한 기내에서 펄 입자가 얼굴 전체에 날아다녀 낭패를 본 적이 있어요. 그 후로는 은은한 쉬머 펄이나 매트 섀도우만 고집하게 됐답니다. 기내에서는 '절제된 화려함'이 정답이라는 것, 꼭 기억하세요!
기내 메이크업 3줄 요약
👛 선배들이 몰래 쓰는 '수정 화장' 필수템 5가지
최소한의 아이템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파우치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생존템'들을 공개할게요.
- 보습 미스트: 단순한 수분 미스트가 아닌, 히알루론산이나 글리세린 성분이 함유된 에센스 타입 미스트를 추천합니다. 건조할 때마다 수시로 뿌려주면 피부 갈증이 해소돼요.
- 수정용 면봉: 아이 리무버가 소량 묻혀져 있는 개별 포장 면봉은 번진 아이라인이나 마스카라를 깔끔하게 지울 때 정말 유용해요.
- 쿠션 파운데이션: 유분이 올라온 코 옆이나 지워진 턱 부분을 수정할 때 소량만 톡톡 두드려주면 금세 화사해집니다.
- 립 틴트 & 립밤: 식사 후 지워진 입술에는 틴트를 먼저 발라 색을 입히고, 그 위에 립밤을 덧발라 촉촉함을 유지해 줍니다.
- 인공눈물: 눈이 건조하면 쉽게 충혈되고 피로해 보입니다. 인공눈물로 눈을 촉촉하게 해주면 전체적인 인상이 훨씬 맑아 보여요.
🙋♀️ 승무원 메이크업, 이것이 궁금해요!
기내에서의 완벽한 메이크업은 단순히 예뻐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장시간 비행에도 변함없이 승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프로의 '갑옷'과도 같아요. 오늘 제가 알려드린 팁들이 여러분의 비행을 조금 더 편안하고 자신감 있게 만들어 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여러분만의 또 다른 꿀팁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우리 함께 더 예쁘게, 더 프로답게 비행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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